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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 사바셰비치

알라 사바셰비치(Ala Savashevich, 1989)는 1989년 벨라루스 스톨린에서 태어났으며, 벨라루스 국립미술아카데미(민스크, 2010–2014)와 폴란드 브로츠와프의 에우게니우슈 게페르트 미술아카데미(2014–2017)를 졸업했습니다. 2021년에는 크라쿠프 얀 마테이코 미술아카데미에서 대학원 과정을 수료했습니다. 현재 폴란드 브로츠와프에서 거주하며 설치, 사진, 영상, 퍼포먼스를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벨라루스, 폴란드, 우크라이나, 독일, 조지아 등 여러 국가에서 작품을 선보였습니다.​

사바셰비치는 소비에트 과거에 대한 집단 기억과의 비판적인 대화를 시도합니다. 특히 섬유, 의복, 퍼포먼스를 매개로 물질과 이데올로기, 신체와 권력, 그리고 촉각과 기억 사이의 복잡한 관계를 탐구해왔습니다. 특히 기념비와 ‘기념비성(monumentality)’ 개념을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도구로 여기며, 소비에트 시기에 기념비들이 수행했던 역할과 탈소비에트 맥락에서의 전환, 그리고 오늘날 기념비의 형태와 의미가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분석합니다.

봄의 제전

컬러, 사운드, 3분 25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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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 사바셰비치의 〈봄의 제전〉은 이고르 스트라빈스키가 작곡하고 바츨라프 니진스키가 안무한 유명한 발레에서 영감을 받았습니다. 1913년 발레 뤼스(Ballets Russes)에 의해 초연된 이 발레는 기독교 이전의 종교적 의식을 바탕으로 만들어졌으며, 잠든 대지를 깨우고 자연의 순환을 시작하게 하기 위해 춤을 추는 처녀 제물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사바셰비치는 원작의 안무를 암시하듯, 손수 만든 펠트 유니폼을 입고 희생자의 죽음의 춤을 재현합니다.
〈봄의 제전〉은 2020년 5월 9일,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중 벨라루스에서 ‘전승기념일’을 기념하기 위해 열린 군사 퍼레이드에 대한 비판적 응답으로 발표되었습니다. 당시 당국은 감염 위험을 무시한 채 민스크에서 대규모 행사를 강행했으며, 이 기념일은 체제 선전을 위해 주로 노년층을 중심으로 한 개인들을 희생시키는 정치적 제의로 받아들여졌습니다. 작가는 이러한 집단적 복종에 저항하는 몸짓을 제안하며, 대열에서 이탈하는 한 인물의 움직임을 통해 몸의 연약함과 불완전함, 그리고 변화의 가능성을 드러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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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

펠트, 철, 491 × 126 × 181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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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2017)에서 사바셰비치는 자신의 고향인 스톨린(Stolin)으로 돌아가 레닌 동상을 다시 마주합니다. 그러나 시선은 레닌의 얼굴이나 몸이 아닌, 그의 외투로 향합니다. 외투는 부차적인 요소처럼 보이지만 상징적으로 강력한 의미를 지닙니다. 작가는 신체를 제거한 채 섬유로 남은 외형만을 남겨둠으로써 이념이 사라진 자리를 드러내고, 그 물질적 잔재가 얼마나 끈질기게 남아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이념은 옷의 형태로, 역사와 상징적 폭력과 집단기억을 품은 매개체로서 구체화되며, 끝내 사라지지 않습니다.

이처럼 작가는 부드럽고 물질적인 재료들을 활용해, 기념비에 내재한 영속성과 무게의 개념에 도전합니다. ‘기념비성(monumentality)’은 이곳에서 해체되어, 연약하고 변화가능하며 접촉할 수 있는 존재로 재구성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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