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지영
동대문구 어디쯤, 청량리역 근방. 언젠가 한번 지나쳐 왔을 법 한 평범한 거리의 풍경을 담은 사진이 있습니다. 황지영 작가의 ⟪0327⟫(2021) 시리즈 입니다. 그러나 이 사진들은 모두 합성, 변형, 조정을 거친 가상의 풍경들입니다. 자세히 들여다 보면 ⟪0327-1⟫(2021)에 중심이 되는 구조물 뒷쪽 건물의 외벽은 녹색 바닥면의 연장이며, ⟪0321-4⟫(2021)에 있는 울타리들은 복사-붙여넣기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감각기관으로 인식되어 내 안에 그려진 세계는 언제나 완전할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종종 그것을 오류 없이 완전한 것으로 생각해버리곤 합니다. 사진에서 미묘하게 조작된 부분을 찾는 과정은 그러한 우리의 인식의 오류를 찾는 과정을 떠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