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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가희

베를린, 암스테르담, 서울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정가희(1986)는 신경과학, 철학, 디지털 생태계에 대한 연구를 바탕으로 인간의 사고 과정을 시각화하는 작업을 선보여왔습니다. 영상, 텍스트, 설치 등 멀티 미디어를 활용하여 급변하는 사회에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개인의 심리적 균열과 ‘원치 않는 생각’과 같은 감정적 구조를 탐구합니다. 작가는 다양한 분야와 협업하고 인터뷰를 진행하는 등 복합적인 연구 방법론을 통해 이론적 깊이와 감각적 표현을 동시에 구축합니다.

네덜란드 라익스 아카데미, 한국 국립현대미술관 고양 레지던시에 참여했으며, 독일 트랜스 미디알레 보슈필, 타이페이 비디오 아트 페스티벌, 이탈리아 철학 페스티벌, 영국 사이언스 갤러리 등 다양한 국가에서 작품을 선보였습니다.

할머니/가보

비디오 설치: 단채널 HD 비디오, 컬러, 사운드, 6분 25초; 3D 도자기 프린트; 디지털 흑백 프린트​,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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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은 우리의 인식과 감정, 그리고 필요에 따라 왜곡되기도 하고, 시간의 흐름 속에서 조금씩 변형되기도 합니다. 과거를 있는 그대로 기억하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한 일이기에, 기억은 역사의 정확한 증언이라서가 아니라, 그저 ‘기억되고 있다’는 사실 자체로 의미를 지니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기억의 주체가 사라지면, 그 기억 또한 함께 사라지기 마련입니다. 정가희는 일제강점기와 분단의 역사를 경험한 할머니의 기억을 일종의 ‘가보’로 남기고자 했습니다. 작가는 휴대용 뇌파 측정기를 이용해 할머니의 뇌파를 포착하고, 이를 3D로 모델링합니다. 그리고 회전하는 찰흙 속에 소리가 새겨져 과거의 메시지를 담고 있을 수도 있다는 고대음향학의 믿음에 착안하여, 이 데이터를 도자기로 출력합니다.

그렇게 완성된 도자기는 단순한 기록이나 재현물이 아닙니다. 그것은 할머니의 영혼이 깃든 유물이자, 말로는 다 담을 수 없는 기억의 형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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