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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일

서울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김신일(1971)은 인간 인식의 한계와 언어의 범주화에 주목하며 문자 조각 작업을 이어왔습니다. 2014년 한국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 후보에 선정되었으며 제3회 세비야 국제비엔날레(2008), 제5회 서울국제미디어아트비엔날레(2008), 포틀랜드 비엔날레(2005), 싱가폴 비엔날레(2005) 등 다양한 국가의 비엔날레에 참여했습니다. 뉴욕의 뉴뮤지엄과 퀸즈뮤지엄, 한국의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리움미술관 등 주요기관에서 작품을 소장하고 있으며, 2021년부터 마인드붐 페스티벌의 예술감독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언어는 많은 것을 가능하게 하지만, 많은 것을 제외시킵니다. 김신일 작가는 언어와 현상세계 사이의 틈새를 주목하며, 언어의 틀에 여과되어 버리고 마는 수많은 마음들을 뒤쫓습니다. 그에게 예술은 그 마음들을 다시 건져낼 수 있는 가장 좋은 수단입니다. 골동품점에서 우연히 만난 활자 보관함은 형용하기 어려운 다양한 색깔들 위를 군림하며 재단합니다. 색깔들은 작가가 이전 작업에서 발견한 “쓰레기들”의 색깔입니다. 이용 가치를 상실하여 버려진 쓰레기들은 여과된 마음과 같습니다. 활자판 사이에 빛나는 색깔들은 그러나 들여다보는 사람에게는 자신의 빛을 내어 주며 여전히 거기에 있습니다."

문자 조각을 통해 ‘이름 짓기’의 한계를 벗어나기 위한 방법을 탐구해온 김신일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세상을 규정짓고 구별하는 보편적 가치와 기준에 대해 질문합니다. 〈In-between 0.013 to 0.6 sec〉(2024)과 〈After 0.6 sec〉(2024)은 시간 체계 자체를 무력화하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흘러가는 시간성을 드러냅니다. 한편, 절대적 가치를 상징하는 금으로 미국 표준 용지의 규격인 레터 사이즈의 시트를 만들어 단번에 구겨버린 〈Letter Size Gold Sheet〉(2024)는 모든 면이 거울로 이루어진 상자 속에서 무한히 반사되며, 절대적 가치의 허구성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Left Word Spoken

나무 활자틀, 에폭시, 28.5x39.5x3cm,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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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ddle Word Spoken

나무 활자틀, 에폭시, 28.5x39.5x3cm,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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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ght Word Spoken

나무 활자틀, 에폭시, 28.5x39.5x3cm,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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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me-12h 22m

시계, 파라핀, 25.8x25.8x4.7cm,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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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떤 대상을 인식할 때, 먼저 감각적으로 받아들이고 곧이어 그것이 ‘무엇인지’를 판단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김신일은 이러한 자동적 인식의 흐름이 세계를 규정짓는 틀을 형성한다고 말합니다.
〈Time-12h 22m〉에서 그는 ‘생각’이라는 글자가 새겨진 파라핀 도장으로 시계의 시침과 분침을 고정해, 인간 인식이 개입한 뒤 본래의 세계가 지닌 흐름이 멈춘 듯한 장면을 보여줍니다.
*본 작품은 서울여자대학교의 연구비 지원(2025-0233)을 받아 수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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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ter 0.6sec

시계, 실, 지름 29cm,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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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tter size gold sheet

24k 금지, 아크릴 반거울, ABS, 157 x 35 x 35cm,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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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between Five colors - Ma 0.6 sec-2025-1

아크릴, ABS, 35.2 x 93.5 x 8.2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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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떤 대상을 인식할 때, 먼저 감각적으로 받아들이고 곧이어 그것이 ‘무엇인지’를 판단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김신일은 이러한 자동적 인식의 흐름이 세계를 규정짓는 틀을 형성한다고 말합니다.
〈In-between Five colors - Ma 0.6 sec〉에서는 익숙한 인식에서 한 걸음 물러나, 판단이 개입되기 전의 찰나를 붙잡습니다. 작가는 재활용 쓰레기를 촬영한 사진을 가로로 길게 늘려 화면에 펼치고, 그 과정에서 사물의 형태를 지워 색과 결만을 남깁니다. 그는 인간이 무의식적으로 형태에 먼저 반응한다는 점에 주목하며, 이를 제거함으로써 사물과의 새로운 관계맺기를 시도합니다. 해석과 판단 이전의 원초적인 감각에 머무는 행위는 우리가 만들어낸 인식의 틀 너머를 상상하게 하고, 그 경계를 확장하는 해방적 실천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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