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신체는 촘촘한 메커니즘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우리 몸 속의 신경들은 끊임없이 접합되고, 흡수되기를 반복합니다.
끝없는 상호작용의 과정에서 수많은 변수가 나타나고, 질병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병리학과 생리학에 대한 관심으로 작업을 이어가는 민하형 작가는 이러한 변수를 극복의 대상이 아닌, 삶의 일부로 바라봅니다.
유화에 오일 용해액을 섞어 우연한 균열을 만들거나, 물감이 흐르면서 자연스럽게 만들어내는 길을 관찰하거나, 거세게 몰아치는 배경 속에서 검은 줄기의 병변들이 투쟁을 벌이는 듯한 모습을 상상하는 등 신체 내부의 요소들이 얽히고 설킨 채 만들어 나가는 몸 속 이야기를 그려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