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시절 자신이 직접 지은 집에서 약 한 세기를 살아온 97세의 노인이 있습니다.
<노인은 사자 꿈을 꾸고 있었다 Ⅰ>에서 무진형제는 특별한 사건도 없이 고즈넉하게 흐르는 노인의 시간을 최대한 가까운 시선에서 바라봅니다.
거리를 두고 보았을 때는 느리고 답답해 보였던 노인의 행동은 끊임없이 움직이는 주름과 미세한 진동을 통해 새로운 생동감으로 다가옵니다.
<노인은 사자 꿈을 꾸고 있었다 Ⅱ>는 노인과 그의 아들, 그리고 손주까지 3대의 거주 이야기를 다룹니다.
영상의 소제목인 하옥, 안택, 아문은 ‘집’에 대한 서로 다른 척도를 드러내는 단어입니다.
무진형제는 동시대를 전혀 다른 모습으로 살아내는 3대의 이야기를 억지로 봉합하기보다는 분철된 그대로를 관조하듯 바라봅니다.
한데 묶일 수 없는 각 세대의 조각난 이야기들을 영상 속에서 독립적으로 재배치하여 단절된 삶 속에서 어떻게 새로운 연결이 가능할지 고민합니다.